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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영차영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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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새해 복 많이 받아
    너에게/새벽 2020. 1. 26. 23:4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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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새해 복 많이 받아!
    즐거운 명절 보냈니? 한 해 한 해 더해갈수록 명절느낌이 사라지고 있는 우리 집이야. 나도 크고, 사회도 변화고.

    우리들이 큰 자리에 조카들이 엄청 생겼어.
    둘씩 세팀이 모이니 왁자지껄.
    설 당일 아침은 예전 느낌이 나더라.

    다서살이 된 조카는 세배도 제법 의젓하게 잘 하고,
  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!도 잘 말해서 새삼 훌쩍 컸구나 느껴졌어.
    호크와 에이스 카봇 중 내가 에이스를 맡았는데 무한체력 조카! 새벽 3시 반 출발로 나는 놀아주다 스르르 잠들고 말았어! 조카가 처음으로, 자발적으로 볼 뽀뽀를 쪽!
    백설공주도, 잠자는 숲 속의 공주도 이래서 눈이 번쩍 떠졌나봐. 너무 사랑스러워서.

     

    두 살 아가는 배밀이로 기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기절!
    자꾸 멀리 놓고 기게 만들고야 말았어.
    속도도 제법 빨라서 무릎으로 기면 이곳저곳 잡으러 다니기 바쁠거 같아.
    눈 마주치면 함박 웃음을 짓는데 사르르 녹는 기분! 무장해제! 조카들은 다 함박웃음을 지어서 더 예뻐. 이 웃음이 계속 이어져 크기를 바라는 마음이야.
    아빠는 조카들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엄마가 말하더라.
    매일 오빠와 언니가 보내주는 카톡 사진들을 보며 기운 충천 하시는 듯 해. 이런게 효돈가보다 싶은 기분도 들어.

    할아버지, 할머니도 내게 이런 기분이었을까? 달랐을거 같기도 한데, 글쎄.

    올라오는 길은 전국민 눈치게임 실패! 막히리라는걸 알았지만 출발~ 길을 잘못 들었는데 그래서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도 보고 재미있고 좋았어.

     

    아! 출발 때 약국에 가느라 정말 오랜만에 어렸을 때 살던 동네에 갔어. 그때엔 정말 멀다고 생각했던 길들이 너무 가까운 곳이라 새삼 놀라고 내가 컸다는 기분이 들었어. 자주놀던 놀이터 뒷쪽의 나무들은 모두 사라지고 펜스만 거칠고 황량하게 쳐져있는게 안타깝더라. 마음이 찡한~ 추억여행!

    지난 추석에 우리 동네에 버려진 유기견은 우리집에서는 ‘흰둥이’라고 불리는데 친척들이 흰둥이가 대바기인줄 알았다고 해서 웃었네. 대바기는 같이 내려오지 않았거든. 흰둥이는 동네를 자유롭게 다니는데 사고날까봐 불안하기도 하고~ 나름 자유롭게 사는거니까 나쁘지만은 않은거 같기도 하고. 날이 풀리면 한 번 내려가서 미용을 시켜주려고 해.

    조카는 흰둥이한테 자꾸 입뽀뽀를 하려고 해서... 개사랑 넘치는 내 조카. 어릴적부터 대바기랑 있었던게 영향이 큰 듯해. 흰둥이는 너무 적극적이라서 나도 당황스러운데 조카는 그 점이 더 신나고 좋은 듯해. 그래도 입뽀뽀는.... 그러지 마라. 다섯살이어서 그런거겠지?

    일요일 늦잠을 자려했는데 바기가 아침에 깨워서 예상보다 일찍 일어났어. 볼 일을 마치고, (돌아오는 길 시나본을 먹어보려 했는데 까먹었어. 다음에 만나서 시나본을 같이 먹어보지 않으련?) 오는길에 오랜만에 현대미술관을 들렀어.

    궁극적으로 우리가 도달한 것은 ‘바다’가 아니라 ‘푸른사막’이었다.

    김환기, 달 두개
    이응노, 군상
    오윤, 강쟁이다리쟁이 물귀신

     

    마음에 남는 소개글을 사진으로 찰칵 찍고, 마음에 드는 작품들도 사진으로 찰칵찰칵.
    순간의 기억을 눈으로, 사진으로 담아 집으로 오니 체력적으로 지쳤는지 꽤 오랬동안 낮잠을 잤어.
    자는 중 엄마한테 한 번, 아빠한테 한 번 전화가 왔어.
    언제나 내 밥 걱정하는 엄마, 아빠.

    곧 다시 내려가려해.
    그 땐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.
    할 얘기가 많은데 시간이 흘러 의미가 퇴색되고,
   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.
    듣는 귀를 더 많이 가져갈게!

    마무리는 밖에 나고 싶은 대바기로

     

    감기 조심하고, 곧 봐

    2020.01.26 일요일
    설날을 마무리 지으며 달 씀


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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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날들의 연속